짐을 꾸리자
[일본 교환학생 003] 서류절차, 개강, 강의선택 본문
09.12 (水)
D + 006
[ 식사는 아직까지는 마트에서 구입하여 해결하는 편이다. ]
내가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긴키대학은 교환학생들의 숙소를 한 부동산 업체를 통해 제공한다.
Nasic 이라는 업체인데, 학생을 대상으로하는 사립 기숙사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듯 하다.
숙소가 대학 근처에 있는 것으로 보아 계획적인 제휴로 보인다.
아마 전국의 많은 학교들과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날은 기숙사 업체의 주도로 주소등록과 국가건강보험, 국가연금에 가입했다.
많은 일본 교환학생이나 워홀러들의 블로그를 보면, 본인이 직접 시약소나 구약소(우리나라의 시청, 구청)에 방문하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학교는 학생들이 교환학생 과정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심지어 신청 서류는 서명란을 빼고 모두 작성이 완료된 상태였다.
서명만 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는 셈.
이런 절차들에는 원칙적으로 인감만 가능하다고 알고있었는데, 서명으로도 신청이 가능해서 좀 놀랐다.
그래서 3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의 법적 등록 절차는 학교로 찾아온 시약소, 기숙사 업체 직원들의 도움으로 한시간이 안되어 모두 끝났다.
이 날의 스케쥴은 이렇게 끝.
집으로 돌아갔다.
여러번 학교를 오가며 느낀건데, 내가 사는 이 곳은 평지다.
다른 곳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울퉁불퉁한 한국의 고된 지형에서 살아왔던터라 이런 평지는 정말 반가웠다.
그래서 보드를 사기로했다.
집에 돌아와서 전자레인지로 밥을 하고, 집 앞 마트에서 산 고기볶음을 얹어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새벽까지 다음 날 수강할 강의를 고르고, 시간표를 짰다.
09.13 (木)
D + 006
[ 종이로 일일이 강의를 찾아야 하는 수고로움.. ]
마침내 개강.
전날에 늦게까지 선별한 강의를 들었다.
이 날 들은 수업은 Interpersonal Communication 과 Japanese Companies in Global Age.
둘 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 이었어야 했다.
(모든 수업을 일본어 정규 전공으로 채워넣기는 부담스러워서 영어 과목을 몇개 넣었다.)
먼저 들은 Interpersonal Communication은 예정대로 수업 전체가 영어로 진행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 수업인 Japanese Companies in Global Age 라는 과목이었다.
강의표에 각주로 아래에 자그맣게 일본어가 30%정도 섞여서 사용되는 수업이라고 안내되어있었다.
그렇게 알고 강의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수업 전체가 일본어로 진행되었다.
거기에 일본어로 10분 가량의 개인 프레젠테이션이 있다고한다.
일본어로 된 교과서도 구입해야하고, 강의 자체가 일본 국내 취업 예정인 긴키대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이 강의는 결국 드랍.
점심은 처음으로 학식을 먹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학식 퀄리티도 준수했다.
[ 400엔의 점심식사 ]
집으로 돌아오니 대만의 류에게서 라인이 왔다.
오전 수업에서 빌려준 펜을 돌려주러 오겠다고 했다.
그렇게해서 어쩌다가 류의 권유로 다른 기숙사에 놀러가게 되었다.
안그래도 여기 와서 다른 사람들이랑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는데 ㅠㅠ
그래서 좀 외로워지던 참에 권유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 男子会? ]
덕분에 새로운 유학생들도 만나고,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
집에는 좀 늦게 돌아오게되어서 다음 날 들을 수업을 고르느라 또 새벽잠을 자야했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알게되어 만족스럽다.
09.14 (金)
D + 007
아침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해서 수업을 들었다.
첫 수업은 유학생을 위한 일본어 회화과정이었는데, 다들 일본어를 잘해서 놀랐다.
유럽에서 온 유학생들도 나보다 훨씬 잘했는데, 정말 리스펙할 수 밖에 없었다.
한자 문화권도 아니고, 모국어와 일본어는 어순도, 문법도 전혀 다를텐데 그 정도 수준에 올랐다는건 대단한 일이다.
그 다음으로는 전날처럼 영어 강의에 들어갔다.
기대와는 다르게 일본어로 진행하는 영어능력 향상 목적의 강의였다.
그래서 이 강의도 드랍.
[ 학생들의 수다에도 흔들림없이 ガイダンス를 진행하셨다. ]
다음은 광고론이라는 일본어 정규 수업에 들어갔다.
대형 강의실에서 하는 수업이었는데, 첫 날이라 그런건지, 대형강의라 그런건지,
강단에 선 교수가 뭘 얘기하든 아랑곳 않고 모든 학생들이 떠드는데 정신이 없었다.
마음 편히 듣기에는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 강의인 Economics II 도 100~200명이 수용 가능한 대형 강의실에서 이루어졌다.
문제는 강의에 들어온 학생이 총 네명이라는 것.
한국이었으면 당연히 폐강되는 과목이겠지만, 여긴 수강하는 학생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강의를 진행하는 듯 하다.
이런 부분은 참 부럽다.
이해 안가는 규정 때문에 듣고싶던 과목이 폐강되었던 일이 생각났다.
군 제대 후 복학 첫 학기의 일이다.
초급골프라는 교양과목이었는데, 강의 특성상 최대 수강인원이 31명으로 제한된 강의였다.
그런데 정정기간동안 2명이 빠지고, 이 강의는 폐강되었다.
왜? 학사 규정이 수강생 30인 미만의 교양과목은 폐강하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안될걸 알면서도 학교에 항의도 해봤지만, 변한건 없었다.
아무튼, 감격스러운 일본의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이 강의를 수강할지 확신이 서진 않는다.
좀 더 생각해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전날에 수령한 보드를 타고 다이소에 다녀왔다.
[ 전날 수령한 보드. 일본 택배는 수령 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
구글맵을 한번 슥 보고 감을 믿고 달렸다.
결국 빙 돌아가게 되었고, 나중에 돌아올 때는 정직하게 지도를 보면서 오기로 했다.
집 앞의 마트에서 칼 가격을 보고 꼭 다이소에서 사기로 마음먹었는데, 직접 가서 비교해보니 역시 잘한 선택이었다.
아무튼 만족스럽게 쇼핑하고, 돌아오는 길은 내리는 비를 뚫고 가야했다.
주말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지만, 잠깐 관광객이 되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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