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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여행 1, 2일차. 인천에서 도쿄, 도쿄에서 바르셀로나까지 본문

해외/전역여행 15.12.15.-16.01.23

전역여행 1, 2일차. 인천에서 도쿄, 도쿄에서 바르셀로나까지

갤러거즈 2016. 1. 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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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5일,

23개월, 총 698일의 군복무를 마치고 군 제대를 했다.

그리고 10일 뒤,

40일간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23개월의 복무기간동안 만족할만한 성취가 없어서 그랬는진 몰라도,

이번 여행에 스스로 거는 기대가 컸다.

처음으로 혼자가는 해외 여행인데다가, 710km를 걷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일정도 포함이 되어있었으니까.

 

 

여행은 12월 15일, 오전 10시 35분 나리타행 JL 954편으로 시작된다.

 

 

 

나름 아침비행기인 탓에, 서울의 누나 집에서 하루 묵고 아침 일곱시에 집을 나서

오전 8시 40분 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 중간에 나와있는 JL 954편이 내가 탑승할 비행기.

 

 

 

 

발권과 위탁수하물 체크인을 위해 카운터로 이동.

짐을 보내기 전에 무게측정을 한번 해봤다.

 

 

 

38+10L의 등산가방에 8.7kg를 쑤셔넣었다.

배낭 무게는 처음으로 재봤는데, 구체적인 수치를 보니까 살짝 앞으로의 고생길이 보이는 느낌.

 

나름 무거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과 비교해봤을 때,

겨울 치고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은 아닌듯 하다.

 

까미노에서 15kg 배낭을 메는 사람도 봤으니..

 

체크인 및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로 향한다.

식사를 전혀 안했기때문에, 게이트 바로 앞에있는 타코 판매점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했다.

그리고 곧 탑승.

 

 

출발은 언제나 설렌다.

이 때 역시 얼마나 설렜는지.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걱정과 두려움도 있었다.

워낙 준비를 해둔게 없었으니까.. 당연하겠지만.

도쿄 숙소도 심지어 이날 예약했을 정도로 준비가 덜 되어있었다.

 

최대한 비행기 티켓에서 여행비를 아껴보자는 생각에 경유가 2회인 티켓을 발권했는데,

마침 일본에서 경유가 23시간인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다들 놀라던 눈치였지만, 공짜 여행이 하루 생긴 셈이니,, 난 좋았다.)

도쿄에서 하루 묵어야만 했다. 공항에서 23시간을 보낼수는 없잖아.

 

비행기에 들어가니 일본어가 들리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어가 더 많이 들린다.

탑승한 비행기는 보잉 737-800

군 복무기간동안 많이 타던 기종이다.

 

 

 

이륙 후 한시간 정도 지났을까, 마침 점심때여서 가벼운 간식거리가 나왔다.

탑승 전에 타코스를 먹었던 터라 썩 입맛은 없었지만,

이것도 돈이라고 생각하고 애써 다 먹어치웠다.

맛은 뭐..ㅋ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렇게 두시간 반 정도를 비행기에서 보내고..

 

 

 

 

마침내 나리타공항에 도착!

어째서인지 자주오게되는 곳이다 여기.

한국어도 군데군데 보이고, 별로 해외라는 느낌은 안든다.

 

나리타에 도착하고, 여러가지 루트를 생각했었는데,

(칸다묘진, 도쿄타워, 도쿄역, 신주쿠공원 등.. 나름 동선을 고려한 루트)

일단 가장 먼저 숙소에 가기로 했다.

숙소는 원래 묵으려고 했던 캡슐호텔이 꽉 차버려서... 급하게 에어비엔비에서 예약을 했다.

닛포리 역 근처에 있었는데, 사실상 무인 원룸촌? 이라고 해야할지.

어쨋든 이만원 돈 치고는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일단 나리타에서 파스모 카드를 하나 만들고, 3000엔정도 충전했다.

그리고 게이세이 특급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달려서 닛포리 역에 도착.

숙소는 사전에 신청했던 올레 데이터로밍 무제한 서비스, 구글 맵,

그리고 호스트 YUYA 가 메일로 보내준 상세한 약도 덕에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숙소에서 간단한 정리를 마치니 시간은 오후 3시 30분정도.

신주쿠 공원에 가려고 했었는데.. 결국 공원 개방시간 (오후 4시까지 입장 가능)과 가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포기했다.

그래서 일단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인 간다마츠리가 열린다는

간다묘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마주친 스탠

뭔가 반가웠다.

 

 

 

 

네시가 좀 넘었던 시간이었는데, 벌써부터 해가 넘어갈법한 분위기

한 15분정도 걸었을까

 

 

 

 

 

칸다묘진 입구로 보이는 곳에 도착.

어째 기대한 것 치고는 입구부터 묘하다.

큰 도리이 대신 높은 계단이라니..

애초에 여기가 일본 3대 축제가 열리는 곳이 맞긴 한건지 약간 의구심이 들더라.

 

 

 

본당으로 보이는 건물이 비스듬하게 위치해있다.

내가 들어온 길은 정문이 아니라 옆구리에 나있던 작은 길이었던 것.

 

 

 

 

생각 외로 사람이 북적이진 않았다.

참배객 보다는 통학이나 퇴근을 목적으로 지나다니는 사람이 은근 많았다.

관광객도 적었고.. 그래도 도쿄는 도쿄인지 한국사람들이 많이 보이더라.

연말연시는 뭔가 사람으로 북적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현실적인 그림이었다.

 

 

 

 

 

본당으로 보이는 건물이 바라보는 쪽으로 걸어가다보니 큰 도리이가 보인다.

마치 신사가 여기있다고 강하게 어필하듯.

그래 내가 역시 잘못들어온게 맞긴 맞구나.

 

그리고 다시 신사 안으로 진입할 때 뭔가 설명하는 글 같은게 보여서 읽어봤다.

간다묘진에서는 2년에 한번, 5월 15일이 있는 주의 토요일에 칸다마츠리가 열린다고한다.

2년에 한번인데다가 일본의 3대 축제인걸 감안하면, 규모도 상당한듯 하다.

 

 

사진 출처 : http://www.swoff.com/?p=3865

 

칸다마츠리의 사진.

대충 이런 느낌?

 

 

 

 

 

모처럼 신사에 왔으니 오미쿠지 한장은 뽑아봐야지.

무녀복 차림의 아르바이트생인지 뭔지 하는 분한테 동전을 거슬러받고 100엔 투입.

 

 

 

 

운세. 중길

저번에 뽑았을 때보다는 좀 나아졌나.

 

 

 

 

오미쿠지도 뽑았겠다, 이제는 도쿄역으로 향한다.

돌아갈때도 왔던 길로.

이번에는 내려가는 편이라 계단이 수월하다.

 

 

 

도쿄역까지는 아키하바라역에서 JR로 한번에 간다.

사진에서도 보이듯, 역 주변에서 전단지 따위를 나눠주는 알바들이 많았다.

 

 

 

도쿄역 도착..

주변에 뭔가 건물들이 짱짱했는데, 서울 갓 올라온 촌놈처럼 나도모르게 탄성이 나오더라

와..

 

 

 

도쿄역에서 황거(일왕의 거처) 방면으로 나있는 광장.

크리스마스를 맞기 전 보수공사를 하는지 통행이 제한되어있다.

 

 

 

광장 앞에서 찍은 도쿄역.

서울역에 비해 상당히 거대한 느낌?

유리 외벽으로 지어진 교토역이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도쿄역은 막 개화기를 맞이한 근대 일본의 느낌이었다.

 

도쿄역 주변에도 역시 한국분들이 많았고..

이번엔 도쿄타워로 간다.

도쿄역 남쪽 출구에서 버스에 탑승.

 

 

 

금세 북적북적해지던 버스..

내가 내릴즈음에는 사람이 가득 찼다.

 

 

 

 

도쿄타워 도착.

생각보다 크더라.

밤에봐서 그런지..

아니면 스카이트리에 밀려 그 위상이 낮아진나머지 지금껏 작다고 생각했었는지..

 

 

 

 

다른 각도에서.

밤에 보니까 예쁘더라.

연인들도 많고, 뭔가 배도 고파지는 참이라 뭔가 외로워지기 시작.

밤 감수성이 여기서 터지나요

복학하면 꼭 연애해야지.. 할 수 있을까 ㅜ

아무튼 시간도 시간이고, 배도 고파서

예정해두었던 스카이트리 관광은 다음으로 미루고 적당한 가게에 들어가 식사를 하기로했다.

 

 

 

 

저녁은 치즈카레.

780엔.

주문이야 뭐, 자판기에서 티켓 뽑아서 했고..

말 한마디 없이 그릇을 비우고 가게에서 나왔다.

맛은 뭐. 그저 그랬다.

 

그 길로 바로 지하철을 타고 숙소 주변역인 미노와역까지 갔다.

 

 

미노와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

길이 뭔가 작고 아담하고. 정비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

 

가는 길에 숙소 옆에있는 마트에 들러,

아사히, 호로요이, 콜라, 감자칩, 아이스크림, 소유 컵라면을 사서 돌아왔다.

총 649엔

 

생각보다 싸더라. 일본 할인마트에 가본적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비싸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숙소.

나는 2층이었는데, 이런식으로 방이 열댓개는 있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항공사에서 숙소를 제공해줬겠지만, 내 경우는 두번째 경유지로 가는 비행기가

JAL이 아닌 핀에어 항공기였기 때문에 (공동운항 편이었다.)

JAL 호텔에 묵을 수 없었다..ㅜㅜ 넘나 아쉬운 것..

결국 에어비엔비로 급하게 예약을 했는데,

 

 그래도 2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하루 밤 묵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세탁도 무료에 (이때는 이게 당연한건줄 알았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더라)

개인실에, 마트도 바로 옆에 있으니까.

아무튼 맥주와 호로요이, 감자칩을 가볍게 먹고

바르셀로나 일정을 짜고 (여행이란 그날가서 그날 할 일을 짜는 법... 이런 무책임한 여행 좋아)

새벽 1시경 취침.

 

다음날 아침에는 사진에 있는 컵라면으로 가볍게 끼니를 해결하고 환승 비행기를 타러 닛포리 역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떨어져있는 닛포리 역.

JR역과 게이세이역이 같이 있는데, 서로 출입구가 다르므로 잘 구분해서 타도록 하자.

나리타와 도쿄를 오가는 교통편이 스카이라이너니 스카이엑세스니.. 나리타익스프레스니 뭐니 너무 복잡해서

게다가 전철 교통 구조도 복잡해서 출입 개찰구도 회사마다 다르니,,, 헷갈리기가 아주아주 쉽다.

잘 모르겠으면 역무원에게 물어볼 것.

 

 

 

아무튼, 어찌저찌해서 다시 돌아온 나리타공항.

 

 

 

 

JAL의 코드쉐어로 운행되는 11시 30분 핀에어 AY5812 편을 타고 출국한다.

 

 

 

 

참 지겹도록 타는구나

 

 

 

 

안녕 일본

다음달에 봐

10시간의 비행이 시작됐다.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으로 제공된 기내식.

곰그림이 그려진 핀란드 맥주가 눈에 띈다.

기내식은 뭐, 생각보다 맛있더라.

 

승무원들은 신체 조건에 대해서는 평등하게 뽑는 것 같았다.

나이 좀 있어보이는 분도 있고, 안경 쓰신분도 있고.. 뭔가 좀 신기했다.

승무원이 안경이라니..

 

 

 

눈으로 뒤덮혀있는 산들.

분명히 여기 고도가 좀 높았을텐데, 그런 것 치고는 산이 상당히 가까이에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산이 높던지, 산의 범위가 무지막지하게 넓던지, 둘 다던지..

 

 

 

이쯤이었나.

 

 

 

 

어느정도의 위도에 도달하니, 풍경의 변화는 없고, 해조차 뜨거나 지질 않고 계속 이 그림이었다.

기내의 조명도 최소한을 남겨두곤 모두 꺼지고..

그럼 분명 잠이 올 법도 한데, 어째 잠은 안오더라.

그래서 영화를 봤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라는 좀 지난 일본 영화인데, 나름 몰입해서 봤다.

 

10시간정도 비행했지만 별로 피곤하진 않았다.

사전에 핀에어 웹체크인으로 (탑승 36시간 전 부터 가능) 옆자리가 비어있는 좌석을 지정해뒀기 때문에,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지루하지도 않았고.. 워낙 기내 컨텐츠가 풍부하기도 했고, 바르셀로나 여행 준비에도 바빴으니까.

 

 

 

 

착륙 두시간 전 쯤, 다시 기내식이 나왔다.

현지인 헬싱키 시간 기준으로 보면, 이것도 점심이네

점심을 먹고 다시 점심인가.

 

 

 

 

어느덧 비행기는 헬싱키 반타 공항에 도착하고..

 

 

 

현지시각 오후 3시 30분... 이었나?

이런 시간에 벌써부터 해가 지려고한다.

이제 환승 하려고 다시 짐검사를 받는데

도쿄 갈때까지만 해도 문제가 없던 치약을 (120g) 용량초과로 압수당했다.

당시에는 이게 무게표시지 용량(ml) 표시로 보이냐고 억울하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나중에 다시 공항에서 보니 액체류 반입시 100ml 뿐만 아니라 100g 초과도 안된다고 합니다.

 

 

 

치약을 뺏겨서 그런지 뭔가 기분도 안좋고,

해도 져버리니까 살짝 예민해졌다.

무슨 야생동물도 아니고.

아마 주변에 익숙했던 동양인들의 모습이 안보여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북유럽의 공항.

동양인이 거의 없다.

안보인다 그냥.

 

 

다시 핀에어를 타고 5시간 비행 끝에 바르셀로나에 도착.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에는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있는지, 주변 좌석에 한국분만 스무명은 있었던듯 하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유심도 샀다.

보다폰 인터내셔널 스마트 심카드인데,

흔히들 쓰는 보다폰 유 (Vodafone Yu) 심카드 보다는 이게 훨씬 좋은 듯.

국제전화도 가능해서, 한국에도 편하게 전화할 수 있다.

통화 120분에 데이터 3기가, (4G LTE) 4주 이용에 35유로.

흔히 여행기보면 스페인 한달 여행하는데 데이터 1.2기가도 많다는 분들이 있던데, 난 3기가도 부족했다..

결국 까미노 후반부에 1.5기가 새로 충전했다.

 

 그리고 미리 예약했던 공항버스를 타고 에스파냐 광장으로 고고

 

 

내리자마자 이 풍경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크게..

우여곡절끝에 일단 바르셀로나까지 잘 왔구나.. 뭐 잃어버린 것도 없고.

사진이 좀 흔들렸으나, 멋진 곳이다.

이제 숙소로 간다.

 

 

 

지하철을 탄다.

티켓 자동 판매기인데,

고등학교까지 잘 나왔다면 영어 설명을 읽고 T-10 티켓 구매하는데는 아무 무리 없다.

걱정하지마세요.

 

 

 

에스파냐 광장에서 Clot 역까지.

그리고 숙소로 가는 길.

지하철을 타는 내내 바르셀로나의 소매치기에 대한 악담은 익히 들었던 터라

엄청엄청엄청 긴장하고 갔지만, 전혀 그런 내색은 없었다.

주변에서 보이는 그런 낌새도 없었고.

 

 

 

 

 

마침내 숙소 도착.

문 옆의 벨을 눌러 길에 나있는 문을 열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올라간 뒤 집에 들어가 호스트인 크리스티나의 안내를 받아

내 방으로 들어가 간만의 휴식을 취했다.

 

아침의 닛포리역부터 시작해서 밤 바르셀로나의 Clot 역까지..

길고도 긴 시간이었다.

워낙 늦게 도착해서인지, 다행히도 시차 문제는 겪을 일이 없었다.

 

다음은 여행 3일차.

본격적인 바르셀로나 관광을 시작하는 날이다.

부디 빠른 업로드를 할 수 있길 바라며,

1,2일차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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