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꾸리자
[연합뉴스] 일본 2% 물가목표 정부 안팎서 회의론 확산 본문
기사 원문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1&aid=0006161287
(서울=연합뉴스)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에서 구해낼 '아베노믹스'의 집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 물가목표의 조기 달성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회의론이 갈수록 확산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구로다 총재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가 상승 목표 2%를 2년 내에 이루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책을 실행하기도 전에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재무성 재무관 출신으로 구로다의 전임자인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구로다가 물가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일본은행의 전 금융정책위원(금통위원)인 미즈노 아쓰시도 구로다가 '현실의 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즈노 전 금융정책위원은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확대는 금융시장의 버블 위험을 증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21일 분석 기사에서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일본은행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글로벌 번영의 엔진이 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거대한 국채시장을 뒤흔들어 23조 달러에 달하는 금융시스템을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몰아쳤던 1998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1992년 수준으로 떨어졌고, 임금은 7% 줄었다. 도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51% 추락했고, 정부의 세수는 14%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구조화한 경제 침체를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뿌린다고 해서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퇴임한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 총재는 "저출산 고령화로 자동차에서 주택 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아무리 현금을 풀어도 끌어다 쓸 기업이나 소비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엔화 가치가 현재의 달러당 95엔 안팎에서 120엔대 안팎까지 떨어져야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와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부분적으로 1990년대의 자산 거품 붕괴와 침체 이후 기업과 소비자가 돈을 쓰지 않고 쌓아두는 것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이들은 따라서 금융완화를 통해 향후 소득이 늘어나고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경제심리 개선으로 디플레이션 탈출의 전기를 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국민을 설득해 지갑을 열게 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면 소비증가→생산증가→임금 상승→물가 오름세의 선순환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낙관론에는 정부 경제팀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회의적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재무상은 이날 오전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은행이 내세운 2%의 물가 목표와 관련,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해 물가가 2% 오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2년 내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21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도 이와타 기쿠오 일본은행 부총재가 취임 전 국회에서 "물가목표를 2년 내 달성할 수 있다"고 공언한 데 대해 "솔직히 회의적"이라면서 "실물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발언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무제한 금융완화를 축으로 한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금융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도 사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화 가치는 작년 11월 중순 이후 18% 절하됐고, 주가는 40% 올랐다. 부동산 시장도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마에 데쓰오 일본 증권업협회 회장은 전날 회견에서 "일본은행이 물가 목표를 2년 내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im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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